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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of Think

저는 퀀텀 독서법 하고 싶지 않습니다《퀀텀독서법》

by DaybreakerForWhat 2019. 7. 13.

 저는 평소에 책을 보는 데 있어서 뭉텅뭉텅(무식하게 이렇게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읽는 방법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책은 자고로 천천히 글자 한 자 한 자를 곱씹어가며 음미해야지 '읽는다'는 느낌에 목을 매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사실 그렇게 보면 이해도 안됩니다) '퀀텀 독서법'이란 책도 2017년도에 나온 김병완 작가의 독서법 관련 책입니다.

최근들어서 알았는데 저는 이상하게도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하는 것인지 자꾸 김병완 작가의 책을 보고 리뷰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벌써 이것까지 세 권째입니다. 그것도 거꾸로(발간한 순서) 역주행하면서 보는 중입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름 이런 순서로 보는 것도 재밌는 방법인 듯싶습니다. 한 명의 작가가 써놓은 책들을 역으로 읽어가면 그 저자의 변화해 온 삶을 알 수가 있어서, 다른 이를 몰래 지켜보는 저는(관음증 아닙니다) 책을 보는 소소한 재미 중 하나를 찾은 기분입니다.



 김병완 작가는 독서법에 대한 나름의 철학이 있는 것인지 독서법에 관련해 3가지 방법론을 책으로 내놓았습니다. 그 중에 두 개는 이미 제 블로그에 뜻하지 않게 올라와 있습니다. 이것까지 세권이네요.

첫 번째, 초서독서법 
두 번째, 퀀텀 독서법
세 번째, 초의식 독서법

세 번째가 '초의식 독서법'인데, 이 책이 가장 먼저 내놓은 독서법 중에 하나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 마치 레어 무기 모으다가 하나 빠진 느낌이라 좀 찜찜해서 곧 초의식 독서법이라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볼 생각입니다. 리뷰 올린 글 중에서 독서법은 아니지만 독서에 관련된 얘기가 들어있는 '공부에 미친 사람들' 이라는 책도 이 저자의 작품이었네요.(책 디자인에 끌린 건가 어쩌다가...)



김병완 작가의 이력 중 제일 끌린 게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3년 동안 도서관에만 박혀서 책 만권을 독파했다는 얘기 때문에 자꾸 관심이 가는 걸 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수많은 책을 봤으니 자신만의 독서법을 만들 수도 있었겠구나 싶었습니다. 저도 따라서 직장을 그만두고 도서관에서 책만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너무 많네요.

[[ 관련 링크 ]]

 

나는 왜 새벽 3시에 일어나는가?(공부에 미친 사람들 - 김병완):공부의 6가지 이득과 방법에 관해.

책의 내용을 통해 제가 느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 글을 작성하였고 책의 내용과는 다른 저의 생각이 다소 반영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책을 거의 안 보다시피 했던 독서능력이 매우 떨어졌던 사람입니..

dbfw.tistory.com

 

정약용의 책 읽는 5단계 《초서독서법-김병완》('읽기'라 쓰고 '쓰기'라 읽는다)

"독서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입으로 읽고, 눈으로 읽고, 손으로 읽는 독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손으로 읽는 독서 '초서'다." 정약용은 아시다시피 18년동안의 유배 생활동안 500여권의 저작을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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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을 볼 때 웬만하면 한 단어씩 보는 편이라서 책을 보는 시간이 상당합니다. 한 권을 볼려면 하루에 두시간을 본다고 치면 5일은 걸린다고 봅니다. 그것도 굉장히 집중을 하고 온전히 2시간을 독서에만 매달려야 하는건데 이것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권을 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책도 수준이 좀 있겠지만 저번에 본 '팩트풀니스'는 정말 일주일 동안 봤습니다.

근데 이번 책에서 저자는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책을 설렁설렁 취미로 보면서 유유자적하게 읽히면 읽히는 대로 그냥 단순히 글자만 눈으로 읽으면서 머릿속에는 책의 내용과는 상관없는 딴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책을 볼 때는 강하게 표현하자면 전쟁에서 장수가 맹렬한 기세로 적군을 몰아칠 때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서 최선의 공략 지점에 집중하여 공격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적군의 공격도 막아보고 상대의 허를 찌르기도 하고 좌절도 해보고 말싸움도 하면서 책, 저자와 붙어봐야 무엇이 문제였고 어떤 것이 중요한 논점이며 어느 것이 나의 판단인지를 명확하게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책에서 저자가 한 말은 아니고, 순전히 저자가 저에게 나무라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써봤습니다. 사실 요즘 책을 보는 데 있어서 제 태도가 저로서도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이렇게 독서법에 대해서 자꾸 들쳐보고 다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혼내줄 사람이라도 있으면 모르겠지만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해 줄 사람은 마누라가 돈 벌어오라는 소리 빼면 없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독서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저자는 크게 생각해야 한다고 합니다. 독서를 왜 하십니까? 그냥 책을 읽는 게 좋아서? 시간을 보내는 데는 안성맞춤이라서? 재밌어서? 재밌는 거라면 요즘 세상에 널리고 널렸다고 생각합니다. 시간 죽이기는 유튜브가 대세죠. 제가 좋아하는 건 잠자는 게 최고입니다. 

저자는 이왕 책을 읽는데 그냥 열심히 '읽기' 보다는 큰 생각을 가지고 읽을 것을 권합니다. 아니 약간은 강요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지금 읽는 방식이 미안해질 정도로 좀 혼나는 기분이었습니다. 한데 좀 깨닫는 게 있기도 하더군요. 왜냐면 전 좀 열심히 읽는다 라는 편이었기 때문에 시간 대비 독서를 통해 얻는 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좀 억울해졌습니다.

저자한테 혼나서 억울한 건 아니고, 잠도 하루에 5시간 겨우 자면서 새벽 3시부터 낑낑대면서 더 자고 싶은데 일어나서 몇십 페이지, 어느 때는 열 페이지 보는 일도 있었다(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볼 때였습니다) 출근할 시간이 다가오면 "내가 대체 왜 이 시간에 돈 버는 것도 아니고 뭘 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근데 지금 이 책을 보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전 '열심히'만 읽었지 '' 읽은 건 아니라는 생각이 갑자기 퍼뜩 들었습니다. '열심'과 ''은 좀 다른 듯합니다. 네, 과정면에서 보면 정말 열심히 하는 건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제 그 열정을 높게 삽니다. 열심히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닙니다. '열심'이라는 단어에서 '잘하다'라는 단어를 추가해서 붙어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하고 싶어 졌습니다. 

시간은 정말 금이죠. 요즘 같은 시기에 내 시간은 하루하루가 정말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그렇고요. 그 시간 중에 겨우 쪼개서 책을 보고 글을 써보는 시간이 하루에 겨우 세 시간 남짓인데(그것도 이것저것 잡 시간에 낭비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두 시간 반도 안될지도 모릅니다) 너무 갑갑해지는 느낌을 이 책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저는 지금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위에 쓴 저의 방식과 문제점을 고치면 됩니다. 시도해보면 되는 겁니다. 책의 방법이 100% 맞는 건 없지만 그렇다고 100% 틀릴일도 없습니다. 몇%의 좋은 점만 배운다면 그것 또한 저에게는 강점 중에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요인을 만들어 놓는 겁니다. 도전해보고 나에게 맞는 방법들을 분리하고 조합하면서 조금 더  나아지면 목표를 향해서 그렇게 천천히 다가가는 것입니다.




전방위적으로 확장되면서 생각하는 통합적인 시스템 뇌

뇌는 순차적으로 하나씩 생각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확장되면서 생각하는 통합적인 시스템입니다. 독서도 그런 시스템에 맞춰서 해줘야 합니다. 한마디로 디코딩(decoding)의 역할인 내용을 풀어서 분석만 하는 것이 아닌 씽킹(Thinking)이 독서의 본질이라는 겁니다. 뇌의 입장에서 한 글자씩 차례로 읽는 것을 저자는 뇌를 아주 피곤하게 만드는 자살행위라고 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여기에서 저는 조금 공감이 된 게, 우리 몸을 이루는 모든 것들이 생존을 가장 최우선적으로 중요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존을 하려면 어떤 걸 해야 할까요? 일단은 먹어야 하겠지만 그 외에도 자기 방어도 해야 하고 옛날 시대였다면 눈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어디서 맹수가 튀어나오지는 않을까 전전긍긍(戰戰兢兢해야 했겠죠. 뭐 책 보는데 갑자기 옆에서 마누라가 공격하지는 않겠지만 뇌의 입장에서는 온전히 책을 보는데만 집중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실질적으로 인간의 뇌는 독서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하죠? 몸짓이나 언어를 통해서 아니면 직관적인 그림이나 도표 등을 그려서 나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을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로 인간이 책이라는 것을 최초로 만든 것도 기원전 1500~1300년쯤이라고 합니다. 직립 보행을 시작한 인류의 첫 시작이 약 600만 년 전이라고 봐도 인간이 책을 봤던 기간은 이제 막 태어난 신생아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나의 뇌의 가장 중요한 일은 생존 입니다. 생존을 하려면 그냥 숨만 쉬고 있어도 뇌는 할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놀고 있는 게 아니죠. 근데 자꾸 책을 보면서 글자 하나하나를 집어넣고 해독하라고 강요합니다. 뇌의 입장으로서는 굉장히 난감합니다. 저의 경우에 책을 새벽에 보는 초반에 제 뇌는 저에게 자라는 잠은 안 자고 일찍 죽으려고 뭐 하는 짓이냐고 자꾸 재우려고 했었죠.

안 그래도 에너지도 사용할 곳이 많은데 익숙하지 않은 문자까지 해독해서 분석하고 이해까지 하라고 하니 미칠 노릇일지도 모릅니다.(직장에서의 멀티태스킹) 저자는 딥씽킹(Deep Thinking)를 이용해 공감각, 초공간의 독서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글자 하나하나가 아닌 문장 단위별로 한눈에 보는 방식으로 마치 페이지의 문장을 눈으로 찍어내고 머릿속에 넣어주는(아...이건 어떻게 하는 겁니까) 겁니다. 근데 저는 뇌를 피곤하게 하는게 나을거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보고 퀀텀 독서법을 약간 따라 해보기는 했지만 너무 거부감이 들어서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건 개인의 역량이나 그동안 독서를 해왔던 방식 등에 따라서 맞는 분이 있고 아닌 사람도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걸 한번에 본다굽쇼?

저는 아직 독서에 대한 내공이 부족해서 이렇게 보는 것은 힘들더라고요. 따라 해 봤지만 그냥 '본다'였습니다. 그냥 보기만 했고 머릿속에 뭐가 들어오지를 않네요. 나중에는 아예 한 페이지씩을 한눈에 보고 넘어가던데(이걸 원페이지 리딩이라고 합니다) 제가 AI가 되면 모르겠지만 저건 힘들듯 합니다. 

인터넷에서 퀀텀 독서법을 강연하고 실제로 어느분이 나와서 책장을 만화책보듯이 넘기면서 몇분만에 보는게 있던데 자격증 딸려고 책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을 보고 나서 이 독서법은 너무 부정적인 느낌이 남아서 사실 서평을 남기지 말까 싶었지만 제가 첫 부분에 써놓은 저자의 독서에 대한 생각을 얘기한 부분이 와 닿아서 이렇게 포스팅을 해봤습니다. 혹시 그래도 퀀텀 독서법이라는 대충 어떤 거냐 라고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서 목록만 적어놓겠습니다.



퀀텀 독서법에는 총15단계가 있습니다.  

1단계 : 우뇌 자극 스킬
2단계 : 시공간 자극 스킬

3단계 : 의식혁명 리딩 스킬
4단계 : 선 활용 리딩 스킬
5단계 : 리딩 툴스 스킬
6단계 : 포커스 리딩 스킬
7단계 : 리버스 리딩 스킬

8단계 : 인버트 리딩 스킬
9단계 : 수평 리딩 스킬
10단계 : 브레인 파워 리딩 스킬
11단계 : S.O.C 리딩 스킬
12단계 : SUN 3,5,7 리딩 스킬
13단계 : 일독 십행 리딩 스킬
14단계 : 대칭 리딩 스킬
15단계 : 초공간 사이클 리딩 스킬 

이중에는 책을 거꾸로 들어서 읽는 방법도 있고, 책을 일본 책들처럼 세로식으로 각도를 좀 기울여서 보는 법도 있고, 열 줄씩 한 번에 인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전 못하겠어요. 아니 안 할 겁니다) 물론 이런 방식으로 연습해서 좋은 결과를 보는 분들도 있을 테고 아닌 분들도 있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독서라는 건 기술이 아니고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지식하다 라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요. 

 책을 본다는 건 온전히 내 마음을 다해서 정성스럽게 읽는 것이 독서이고(그렇다고 모든 책을 그렇게 읽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으로 느끼면 울림과 감동으로 전해올 것이고 그것이 내 생각과 사유(思惟)가 되어 내 안에 남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물론 기술적으로 퀀텀이든 사진 독서법이든 책을 보는 데는 각기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그렇다는 얘기입니다.결론적으로는 뭔가 배울것은 있었는데 독서에 대한 마음가짐을 배웠지 책에 나와있는 기술에 대해서 배운건 아니네요. 그래도 다음에는 '초의식 독서법'이라는 같은 저자의 책까지 한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다음에 또 읽고 포스팅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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