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별에 도달 못한다고 해서 별이 우리에게 가치 없는 거 아니잖아요"
제가 보았던 유시민 작가가 했던 말 중 가끔씩 머릿속 한구석에 숨어있다가 자신의 존재를 저에게 알리는 말 중 하나입니다. 저는 아직 어려운 난이도의 책들은 한 달 동안 붙들고 있어도 잘 습득하지 못하기에 최대한 이해할 수 있는 도서를 골라서 보는 편입니다. 그래도 도서관을 가거나 서점에 들르면 가끔씩 어려워 보이는 책을 지나칠 때면 한 번씩 펴봅니다.
그 책들이 어렵고 지금은 읽기 어렵지만 꾸준히만 노력한다면 결국엔 지금 제가 그 책들에게 가지고 있는 가치보다 더 큰 값어치로 제게 보답을 해준다고 믿으면서 오늘도 책을 펼쳐봅니다.
글을 쓰는게 어렵고 힘들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새로운 삶의 의미를 부여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글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냥 되는 데로 책을 보고 느낌을 쓰고 리뷰도 남겨보고 하다 보면 언젠가는 저만의 생각을 멋이있는, 그리고 다른 분들도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쓸수 있을 거다 라고 생각하여 블로그에 남기고 있습니다.
사실 이 글은 제가 나중에 다시 보려고 기록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이유는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니 책을 읽고 하찮은 제 글을 '자신의 느낌'이라는 자기중심적 생각을 가지고 마음대로 주절주절 해보겠다고 올리고 있는 제 자신에게 "좀 배워라!" 라는 충고성 글을 남겨놓는 겁니다.(저자가 권한 40권의 책도 한번쯤은 읽어볼 생각이라 기록해놓는 이유도 있습니다)
"두려움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쓰기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자동차 페달과 변속기 손잡이가 그런 것처럼, 자꾸 글을 쓰다 보면 그대에게도 컴퓨터 키보드나 볼펜이 손가락처럼 자연스러워지는 순간이 찾아올 겁니다"
최근에 글쓰기를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고 컴퓨터를 켜고 가만히 앉아있다가 몇 문장 써보다가 "이게 뭔 소리야?" 라면서 다 지우고 결국에는 출근 시간이 되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몇 시간 날린 적도 많습니다. 사실은 두렵더라고요. 글쓰기만 두려울까요? 내가 하지 못하던 거, 익숙하지 못한 거, 처음 도전하는 것 등 무엇을 하든지 결국엔 두려움을 이겨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근데 두려움이란 놈도 시작을 하면 반으로 줄어버리는 것 같더라고요. 시작을 못하면 그냥 두려워만 하다가 마는 겁니다. 아무것도 한 게 없는거예요. 당신이 한게 있다면 두려워만 했다는 겁니다. 글쓰기에 대해서 책 리뷰를 써보려다가 자꾸 이상한 쪽으로 쓰게 돼서 죄송하네요. 이것도 글을 쓰는 게 익숙해졌다는 증거일지도 몰라서 나름 약간은 기쁩니다. 그래도 시작은 했고 약간은 두렵기도 하지만 다른 분들이 가끔 제 글을 봐주시고 좋아요, 공유 등을 해주시면 "우와 그래도 잘했다" 하면서 스스로 칭찬합니다.
다시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책에 대해서 제가 느낀 핵심은
"글쓰기라는 것은 자신의 허영심을 충족시키며 남이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쓰는게 아닌, 쓴 글에 대해 논증하며 다른 이들이 쉽게 읽고,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감이 되는 글을 우리말을 제대로 사용하여 표현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저자는 "글은 지식과 철학을 자랑하려고 쓰는 게 아니다. 내면을 표현하고 타인과 교감하려고 쓰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라는 글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이것이 핵심이 된 이유도 있을 겁니다.
저자는 글쓰기에 대한 철칙이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많이 읽어야 잘 쓴다.
두 번째, 많이 쓸수록 잘 쓴다.
글쓰기에 대한 어떤 책을 보더라도 이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얘기입니다. 많이 읽는다. 많이 쓴다. 왕도가 없다. 많이 해봐야 실력을 얻을 수 있다는 글쓰기만이 아닌 모든 분야에서 실력을 늘리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은 역시 수많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글을 쓰려면 뭔가 재료가 있어야 합니다. 재료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고 재료를 어떻게 보관하고 가공하며 다뤄야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글쓰기의 재료는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요즘 시대에는 온라인 세계에만 접속하면 읽을거리 천지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구할 수 있는 재료는 무궁무진합니다.
온라인에 있는 각종 SNS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수많은 재료는 구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이걸 다룰 방법을 알지 못한다면 재료를 가져다가 그냥 물에 씻어서 생으로 뜯어먹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설마 우리가 원하는 게 이건 아니겠죠? 그렇다면 재료를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하고 좀 더 멋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것들을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바로 책입니다.
어떤 책을 봐야 할까요?
▶ 쉽게 읽고 명확하게 이해가 되는 글로 구성된 책
▶ 동의, 반박할 근거가 있는 글이 있는 책
▶ 무슨 이야기인지 주제가 명확한 글
▶ 주제에 대한 사실과 정보 파악이 용이한 글
▶ 적절한 어휘와 문장으로 쓰인 글
사실은 이런 글을 써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었지만 저는 이것을 글쓰기를 위한 책을 찾는 기준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적어봤습니다. 책을 읽고 쓰는 것은 눈과 손이 한다라는 다른 점이 있을 뿐이지 결국엔 하나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독서광이 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책을 읽는 가장 기본 중의 하나가 독해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책을 보는 모든 사람이 텍스트를 읽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모국어이기 때문입니다. 한글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고서야 그냥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이 독서의 목적은 아니겠지요?
독해력은 모든 지식활동의 기본입니다. 보고 이해한다. 그래야 생각을 하고 그것이 다시 내 손을 통해서 밖으로 나올 수가 있는 겁니다. 독해력은 또한 체력입니다. 축구를 한다고 하면 아무리 드리블 실력이 좋고 공이 정말 신기할 정도로 몸을 타고 흐르는 묘기를 부려도 조금만 달려도 체력이 방전돼버린다면 축구를 잘 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처럼 기초체력인 독해력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독서도 무리 없이 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썼던 글 중에
"이런 세상에서는 모르면 속는다. 그럴 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남에게 휘둘린다. 자기 나름의 견해를 세우고 줏대 있게 살아가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견해와 중심을 잡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하고 그 공부는 기능적인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닌, 책을 기본 체력인 독해력을 가지고 습득하는 것이 큰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독해력을 키우려면 자신에게 맞는(재밌고 흥미 있는) 책을 많이 읽으면 됩니다.
글쓰기의 시작은 독서라고 하니 책을 많이 보면 되는데 어떤 책들을 봐야 할까요? 글쓴이가 이에 대해서 추천한 몇 가지 도서들이 있는데 이곳에 나열해 보겠습니다. '글쓰기를 위한 전략적 독서'에 적합한 책을 본인이 읽었던 책중에서 고른 것들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꼭 글쓰기만 위해서 보는 책들은 아니겠죠. 제목만 봐서는 읽기가 쉽지는 않을 듯싶지만 기회가 된다면 저도 한번 도전해보려 합니다.
◇ 유시민 추천 도서 40선 ◇
1.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 라인홀드 니버(미국) |
2. 침묵의 봄 - 레이첼 카슨(미국) |
3. 만들어진 신 - 리처드 도킨스(영국) |
4. 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영국) |
5.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 - 리처드 파인만(미국) |
6. 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샌델(미국) |
7.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 막스 베버(독일) |
8. 유한계급론 - 소스타인 베블런(미국) |
9. 마음의 과학 - 스티븐 핑커(미국) |
10.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 슈테판 츠바이크(독일) |
11. 강의 - 신영복(한국) |
12. 역사의 연구 - 토인비(영국) |
13. 권력이동 - 앨빈 토플러(미국) |
14. 역사란 무엇인가 - 에드워드 카(영국) |
15.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에른스트 슈마허(영국) |
16. 소유냐, 삶이냐 - 에리히 프롬(독일) |
17.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스위스) |
18.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한국) |
19. 총, 균, 쇠 - 제러드 다이아몬드(미국) |
20. 과학콘서트 - 정재승(한국) |
21. 가이아 - 제임스 러브록(영국) |
22. 자유론 - 존 스튜어트 밀(영국) |
23. 불확실성의 시대 - 존 K. 갤브레이스(미국) |
24. 미학 오디세이 - 진중권(한국) |
25.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최재천(한국) |
26. 공산당 선언 - 카를 마르크스(독일) |
27. 코스모스 - 칼 세이건(미국) |
28. 성의 정치학 - 케이트 밀레트(미국) |
29. 유토피아 - 토머스 모어(영국) |
30.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한나 아렌트(독일) |
31. 시민의 반항 - 헨리 소로우(미국) |
32. 진보와 빈곤 - 헨리 조지(미국) |
33. 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 - 가마타 히로키(일본) |
34. 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한국) |
35. 역사 고전 강의 - 강유원(한국) |
36. 고전의 향연 - 이상욱(한국) |
37. 절대지식 중국고전 - 다케우치 미노루(일본) |
38. 절대지식 세계고전 - 사사키 다케시(일본) |
39. 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한국) |
40. 논리적 글쓰기를 위한 인문고전 100 - 함영대(한국) |
총 40권의 추천 도서 목록 중에 제가 읽어본 것은 5권뿐이군요. 그것도 읽어(눈으로만) 봤을 뿐이지 기억에 남지도 않는 단순 읽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천천히 구해서 읽어봐야겠네요. 책이 저자가 봤던 책들 위주라 주관적 선택이다분히 반영된 책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점 유의하시고 맘이 끌리시는 책들만 선택하여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위에 소개된 책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있는데 저자가 생각하는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고르는 기준은 이러한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첫째]
인간, 사회, 문화, 역사, 생명, 자연, 우주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개념과 지식을 담은 책입니다. 이런 책을 읽어야 글을 쓰는 데 꼭 필요한 지식과 어휘를 배울 수 있으며 독해력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고 합니다.
[둘째]
정확하고 바른 문장을 구사한 책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문장 구사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입니다. 근데 여기서 번역본은 한국말의 특성상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번역을 어떻게 했느냐도 잘 봐야 할거 같습니다.
[셋째]
지적 긴장과 흥미를 일으키는 책입니다.(이건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요) 아무리 좋은 문장과 내용이라고 해도 재미가 없다면 읽는 내내 힘겨운 시간과 무언가를 얻기에도 효율성이 떨어지는 독서 시간을 보내게 되고 말 것입니다. 좋은 문장에 훌륭한 내용이 담긴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으면 지식과 어휘와 문장과 논리 구사 능력을 얻게 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글쓴이가 한창 운동권에 참여했을 당시 공감이 가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서 들려 드리겠습니다. 그 당시에는 무언가 선전을 하기 위해서는 유인물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줫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유인물들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글을 잘 써야 합니다. 글에서 느껴지는 울림이 있어야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의 떨림도 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일겁니다.
저자의 선전팀에는 유능한 여성 활동가가 한명 있었는데, 책에서 처럼 이분을 A라고 하겠습니다. A는 유인물을 만들기 위해서 시장조사(?)까지 하는 유능한 인재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아! 글은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구나" 라고 느낀 이야기를 A가 해주었다고 합니다.
큰 집회에 가면 여러 단체와 조직이 다양한 자기들만의 유인물을 배포합니다. 유인물을 받은 사람들은 자리에 앉아서 하나씩 봅니다. 어떤건 대충보고, 몇 줄만 읽고는 얼른 가방이나 주머니등의 안보이는 곳에 넣어놓는 것도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접어서 넣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근데 A는 자기들이 돌린 유인물이 얼마나 다 읽고 넣느냐를 보고 있었답니다.
흘낏 보고 버리는 건 상투적인 것 입니다. 제목만 보고 접어서 넣는 건 무서워서 그러는 겁니다. 나중에 사람 없는 데에서 보려는 거죠. 무섭지 않고 공감이 가는 유인물은 그 자리에서 다 읽어요. 그리고 아는 사람한테 보여주어야겠다 생각하면 접어서 넣는 거예요. 우리는 그런 유인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말 글을 쓰려면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써야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글들이 결국에는 많이 읽히고 널리 퍼진다고 생각합니다. 다른이의 마음과 머리를 움직여서 그 사람의 행동과 널리보면 삶과 인생까지 변하게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생각만 해도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이런 느낌을 간직하고만 있는다면 지금은 비록 닿지 못할 것 같은 별과 같은 목표(저에게는 글쓰기)가 저기 있더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며 꾸준히 노력하면 더 큰 가치를 우리에게 돌려줄 거라고 믿습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시인이었던 폴 발레리가 했던 가슴에 와닿아 뜨끔하게 만드는 말을 마지막으로 이번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If you don't live the way you think, you'll think the way you live."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그대는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이것을 이렇게도 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힘든 글을 왜 씁니까?"
"글 쓴 대로 살고 사는 대로 쓴다"
오늘도 부족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이 되신다면 공유와 좋아요 댓글 부탁드립니다.
이 글은 책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에서 발췌하여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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