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벽 3시의 DBFW입니다.
이전 글에 《초서 독서법》이라는 책의 리뷰를 올렸는데요. 책을 보다가 혹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다가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또 쓰게 됩니다. 이번 글은 책을 보다가 느끼고 전혀 다른 얘기를 써놓은 것이기에 책 리뷰 성격의 글은 아니라 책의 제목을 따로 달아놓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뇌(Brain)'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평소에 뇌(Brain)에 관해서 궁금해만 하던 사람이죠. 근데 갑자기 책을 보다가 든 생각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시작해봅니다. 뇌(Brain)의 각각의 명칭과 기능은 구글에서 검색만 해도 차고 넘치는 정보가 있으니 그런 것은 제외하고, 제가 오늘 말하고 싶은 건
"왜 당신의 뇌(Brain)는 월급(에너지)을 꼬박꼬박 받으며 일을 안 할까?"
라는 의문에 대해서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아침, 점심, 저녁 이렇게 주니까 끼니급 일지도) 사실 이런 의문까지 오게 된 이유는 책을 보다가 나온 '뇌가소성' 때문입니다. 이 개념은 제 가슴을 콩닥콩닥 뛰게 만들어주는데요. 이유는 불혹의 나이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나도 아직은 발전할 수 있는 희망을 가져보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뇌가 급속히 젊어진 것도 아닌데 혼자 좋아하다가 문득
"얘네들은 왜 일 안 하는 거야?!"라는 빡침이 왔습니다. 그래도 내 머리에 달려있는 약 1.5kg짜리 날 여태까지 살게 해 준 놈인데 무작정 비난만 하는 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요즘 들어 회사에서 일하기 싫어서 어쩔 줄을 몰라하던 저는 생각도 안 하는 파렴치한 저이지만 물음이 생기면 억지로라도 이유를 찾는 습성 때문에 어쩌다 보니 이런 제목의 글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결국에 왜 일을 안 하는가 라는 질문의 답은
"아... 내가 일을 안 시키는 거였구나.. 미안.." 이 돼버렸습니다. (사장이 나빴네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은 인간의 두뇌가 경험에 의해 변화되는 능력을 말한다.... 뇌 신경가소성이란 뇌의 신경 경로가 외부의 자극, 경험, 학습에 의해 구조 기능적으로 변화하고 재조직화되는 현상이다.
출처 - 위키백과
라고 구글 신이 친절하게 찾아주었습니다. 근데 우리의 뇌도 이렇게 구글 신처럼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좋아하는(늦깎이 독서 초보인) 책을 예를 들어서 얘기하겠습니다.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텍스트 읽기는 뇌(Brain)로 전달되지 못하고 나를 착각에 빠지게 만듭니다.
"나는 이것을 읽었고 이해했다"
라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거죠. 사실은 이미 뇌에서는 그것을 걸러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상상으로 그려본 과정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아마도 뇌 속의 신경세포들(뉴런)들은 텍스트 읽는 행위를 인지하고 책상도 펴놓고 노트와 펜도 올려놓고 컴퓨터도 켜고 검색 준비도 해놓을 겁니다. 이제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눈(시각)을 통해서 들어오는 물리적 텍스트를 전기적 신호 덩어리로 바꾸어 자신들의 앞에 택배처럼 배달되는 것을 기다릴 뿐입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택배가 오지 않는다면 얼마나 화가 나고 허탈하겠습니까? 택배 기사님께 전화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렇게 내 뇌(Brain) 속의 뉴런들도 눈을 치켜뜨고 정보 덩어리를 가공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은 아주 열성적인 직원들인 거죠)
근데 웬걸요. 들어오라는 새롭고 신선한 정보 덩어리는 오지 않고 뭔 먼지만 날리면서 떨어집니다. 뭐지? 하고 뉴런들이 위를 쳐다보니 전두엽이가 계속해서 들어오는 덩어리들을 쓰레기장으로 바로바로 분리수거하고 있는 게 아닙니까?
"이봐! 왜 안 보내고 버리는 거야!"
"쓰레기가 오니까 버리지!!"
"헐?"
아니 책을 보고 있는데 아무리 책의 내용이 별게 아닌 도서라 할지라도 무엇이든 도움이 될 만한 게 1이라도 있을진대 쓰레기라뇨? 뉴런들은 이해가 안 되는 겁니다. 저는 여기서 무언가 제가 알지 못한 중요한 게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정보를 나의 뉴런들이 잘 가지고 놀도록(분석하도록) 만들어주려면 이 텍스트 정보 덩어리들을 이쁘게 포장해서 그럴싸하게 보내줘야 이것이 분리수거가 되는 운명을 피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그럼 무엇으로 포장해줘야 두엽이의 검문을 잘 통과할 수 있을까? 저는 그것이 '물음표 포장지'라고 생각했습니다.
" 사람을 판단하려면 그의 대답이 아니라 질문을 보라 "
- 볼테르 -
질문, 의문, 호기심, 의심 등등 '물음표 포장지'에도 여러 가지 브랜드가 있긴 하지만 브랜드는 두엽이를 통과하는 데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궁금함의 포장지로 잘 싸서 신경세포(뉴런) 직원들한테 도달하여 노출이 되는 것입니다.
마케팅의 영역에서 노출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사람들에게 이런 나의 상품이 있습니다 라는걸 보여줘야 소비자들도 눈길이라도 한 번가고 인지하여 만져보기도 하고 결국엔 판단을 통해서 구매로까지 이어질게 아니겠습니까? 근데 단순히 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놓고 아무것도 안 하면 이건 폭망을 예약해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보자면 책 속의 텍스트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정보와 지식 그리고 다른 이의 생각들 그 자체가 가치가 있는 게 아닙니다. 진짜로 그것들이 가치가 없다는 게 아니고 나에게 아직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 정보들을 내 뇌 속 정보처리 연구원들에게까지 성심성의껏 보내줘야 하는 게 내 의무이자 책임인 것입니다. 사장이 그렇게까지 노력하는데 내가 주는 녹봉(월급)을 받으며 근무하는 그들도 무언가 나에게 가치 있는 것들로 보답을 하려 하지 않을까요?
여기서 한 가지 더 말하자면, 그 가치 있는 무엇은 신경세포망 즉, 시냅스(synapse)도 그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시냅스의 정의를 또 구글 신에게 물어보면
신경 세포의 신경 돌기의 말단이 다른 신경 세포에 접합하는 부위
각 뉴런들이 자신의 네트워크 랜카드에 수많은 랜선을 꼽아놓는 겁니다. 촘촘하게 연결된 신경세포들이 서로 연락이 가능해진 겁니다. 엄청나게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섬의 개수만 해도 2만여 개라고 할 정도로 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죠. 이 각각의 섬들에 사람이 한 명씩 있다고 가정 생각해보겠습니다.
섬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의욕이 없습니다. 어딘가에서 밖의 소식을 전달해주는 곳도 없고 우연히 항해하는 배를 가끔씩 보는 게 전부입니다. 그 외에는 섬에서만 자급자족할 뿐입니다. 섬들끼리 소통이 없는거죠. 근데 어느 날부터인가 외부 사람이 각 섬을 연결해줄 수 있는 다리를 놓을 수 있는 도구와 재료를 날라다 주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걸 설명서를 보고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결국엔 바로 옆에 있는 섬으로 다리를 하나 놓았습니다.
그렇게 만든 다리를 놓는 방법을 알려주고 또 다른 섬의 사람이 다른 이에게 알려주는 네트워크 효과가 빠르게 퍼져나가고 각 섬들은 다리가 연결되어 서로 관계도 좋아지고 소통도 빨라지며 서로가 아는 것들을 공유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다리는 물론 하나만 놓이는 게 아니고 하나의 섬에는 1만 개의 다리가 놓일 수도 있습니다. 얼마나 그 섬의 사람에 대한 물음표 포장을 한 도구를 가져다줬는지에 따라서 다르지만요.
이와 같이 우리의 머릿속의 신경세포(뉴런) 직원들은 좋은 도구만 손에 쥐어준다면 나에게 다리를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만약 맨날 주던 것만 주고 몇몇 직원만을 편애하고 부조리한 뇌 경영을 한다면 내 머릿속 어딘가에 숨어 에너지만 축내며 숨어있거나 아예 퇴사해버리는 직원들도 있을 겁니다.
이 직원들은 당신의 나이가 어떻든 간에 일을 시켜주지 않으면 밥만 축내다가 결국엔 자신이 필요 없음을 느끼고 퇴사(퇴화)할 것이고, 계속해서 새로운 물음의 도구를 던져준다면 중소기업을 대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켜 줄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줄 것입니다. 그 직원들은 저도 가지고 있으며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데리고 있습니다.
오늘도 새로운 물음을 그들에게 던져주신다면 꼭 그 보답으로 길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오늘도 부족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이 되신다면 공유와 좋아요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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