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항공전략 사상가 중에서 인정받고 있는 전투기 조종사가 한 명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한국, 베트남 전쟁에도 참전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비행을 통해서 축전된 경험을 통해서 미공군의 전략적 사상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놓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존 보이드에게는 한 장교와의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그 장교는 자신이 군대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이들보다 빨리 승진하고 싶고 중요한 직책을 맡고 중요한 일을 하는 것, 한마디로 그것이 그에게 성공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존 보이드는 그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었다. 보이드는 한쪽 팔을 흔들면서
"여기 두 갈래의 길이 있다네. 이쪽으로 가면 자네는 중요한 사람이 될 수 있네. 그런데 타협해야 할 것이고 또 친구들에게 등을 돌려야 할지도 몰라. 하지만 출세한 사람들이 모인 클럽의 회원이 될 것이고 승진에 승진을 거듭할 거야. 또 좋은 임무를 맡게 될 걸세"
보이드는 다른 쪽 한 팔을 흔들면서 또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이 길로도 갈 수 있네. 이 길로 가면 자네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지. 조국과 우리 공군 그리고 자네 자신을 위한 일이야. 근데 이 길로 가면 승진을 못 할 수도 있고 좋은 임무를 맡을 수 없을 수도 있어. 당신 상사의 마음에 들지 못할 수도 있지. 그런데 이 길은 자기 자신과 타협하지 않아도 된다네."
그리고 저의 마음을 흔들었던 한마디를 장교에게 건넸습니다.
"중요한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중요한 일을 할 것인가. 갈림길에 서는 순간이 올 걸세. 그때 자네는 존재할 것이냐 행동할 것이냐,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요즘 보면 우리 사회에는 정치권이나 연예계에서 유난히도 많은 사건과 사고들이 언론을 통해서 접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서 더욱 많아진 것 같기도 하죠. 이 중에서 특히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건 권력을 가지고 있는 영역과 공인으로서 영향력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대중들에게 줄 수 있는 괴리감, 배신감, 허탈감 등 부정적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의 이런 현상들에 대해서 때마침 책의 이런 글귀가 제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권위를 가진다는 것과 권위 있는 자리에 앉아있다는 것은 같지 않다.어떤 것을 할 권리를 가진다는 것과 올바른 존재라는 것 역시 동일하지 않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은 감동적인 존재라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우리가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 인식이 되는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위 높은 자리에 위치한 사람들이죠. 그 자리에 가기 위해서는 쉽지 않겠죠. 수많은 시험, 도전, 타협, 투쟁, 경쟁 등 권위가 있는 자리에 위치하기 위해서는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또 가진다고 해도 도달하기가 만만치 않을 겁니다.
그럼 다들 조직과 사회가 만들어 놓은 권위의 자리에 위치하는 것이 권위를 가지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시나요?
화폐는 그 자체로는 가치가 없죠? 오지에 떨어졌을 때 밤에 추워서 덜덜 떨고 있을 때 불을 피울 수 있는 가치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러한 특수상황이 아니라면 화폐 본연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가 그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그것에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이죠.
가치를 스스로 지니고 있는 것과 가치를 누군가가 부여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은 다릅니다.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회사의 사장이 나를 고용해서 노동력을 제공받고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지 권위 그 자체는 아닙니다. 나의 목적은 안전한 비행인데 땅콩 하나 때문에 비행기 돌리고 그러면 안된다는 얘깁니다.
내가 돈 있고 빽 있다고 해서 내가 권력 그 자체라고 생각하고 함부로 사람을 대하는 일을 저지른다면 굉장히 오해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 사람은 돈이 없어지고 빽 없어지면 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립니다.
내가 몸에 지니고 있어야 나를 가치 있는 사람처럼 만들어주는 것들에 현혹되거나 쫓아서는 안되고, 온전히 스스로의 내가 되었을 때 가치를 지닌 존재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개념을 처음에 나왔던 존 보이드 대령이 일깨워주었던 일화에 접목해서 말해보자면,
존재할 것인가? 행동할 것인가?
타협하는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당신 자신이 의미 있다는 일을 할 것인가?
사실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죠. 모두들 자신이 선택한 것이 자신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의 내용이 마치 타협을 하는 삶을 살아가면 부정적 의미이고 아니면 긍정적이라는 게 아닙니다. 다만 자신이 선택해서 온 길이라면 현재 위치해 있는 이 자리를 그냥 삶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닌 무언가를 해내가는 길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도 부족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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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 '에고라는 적' 에서 발췌하여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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